[손잡고편지-배춘환 상임대표] 4월 마지막날 인사드립니다

4월의 마지막 날 인사드립니다. 손잡고 상임대표 배춘환입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제4회 회원총회가 있었습니다. 매년 자리를 지켜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뵈어도 마치 일 년이 딱 붙어서 어제 만난 것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 것은 그 사이 365일 항상 손잡고에 마음을 써 주셨기 때문이겠지요. 그 관심과 사랑으로 손잡고는 건강한 시민단체로 다져지고 있습니다.

   11쪽에 달하는 2018년 한 해 활동일지를 돌아보며 정말 숨 가쁘게 뛰어 온 것을 상기합니다. 2018년 1월 3일,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 촉구를 위해 청와대 1인 시위를 하는 것으로 한 해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월 29일에는 연극 ‘노란봉투’로 국회 대회의실에서 회원님들을 만나고, 8월에는 서울대에서 ‘제4회 노란봉투 모의법정 경연대회’로 뜨거운 여름을 보냈습니다. 12월에는 다큐멘처리 ‘사수’를 함께 관람했고, 손잡고의 뉴스레터인 ‘손깍지’를 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 무수한 눈물이 있었고 위로가 있었고 기쁨의 환호가 있었습니다. KEC 노동자들은 불합리한 법제도로 인해 고스란히 손해배상금을 갚아 나가고 있었고, 유성 노동자들은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피해가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건의 괴롭히기 소송으로 인해 마음과 몸이 편안할 날이 없었습니다. 그 해 초여름 쌍용자동차의 또 한 명의 노동자를 잃어야 했습니다. 원종복지관의 복지노동자들과 금천수요양병원의 간호노동자들, 울산과학대학 청소노동자들, 전국의 택배노동자들은 언론의 조명이 비추지 않는 외로운 어둠 속에서 긴 싸움을 이어나가야 했습니다. 이 모든 현장에 회원님들의 뜻을 모아 손잡고가 함께 했습니다.

   또한 손잡고 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던 한홍구씨와의 소송도 깨끗이 승소하는 한 해 였습니다. 1기 손잡고의 운영위원이었던 한홍구씨가 손잡고 회원들의 회비를 돌려주기를 거부하여 시작된 ‘회비반환소송’에서 법원은 그가 보유하고 있던 손잡고의 회비와 평화박물관의 사업 기금으로 유용한 금액을 모두 반환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이 사안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손잡고에서는 박래군, 박병우, 윤지영 3인의 운영위원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고 수차례의 조사와 회의를 통해 진상조사보고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홍구씨는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또 한 차례 손잡고 진상조사위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이 보고서의 “공익성을 인정”하면서 손잡고의 완전한 승리를 확정하였습니다. 이로써 3년에 걸친 회비분쟁과 법정다툼은 깨끗하게 마무리 되었으면 2기 손잡고 재정적 투명함과 운영의 건강함을 증명하게 되었습니다.

   시민 여러분이 마음으로, 행동으로 공감해 주었던 2014년의 노란봉투의 온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손해배상청구 제도를 악용하여 노조를 파괴하고 노동자를 부당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행태는 더욱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제 태어난 지 20일 갖 넘긴 아기의 눈앞에서 아빠가 잡혀가고, 500일이 넘게 굴뚝에 있거나 40일이 넘게 단식을 해야 겨우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부당해고와 손해가압류의 압박으로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고 국가와 회사에서 제기한 이런 저런 소송으로 법원에 불려 다니느라 생계를 잇기도 힘이 듭니다. 이러한 모든 부당함을 막기 위해 수많은 법조인들과 법학자들, 시민단체들, 노동자들이 중지를 모아 발의한 ‘노란봉투법’도 국회의 파행 속에 살아 숨 쉬지 못하고 있습니다.

   손잡고는 이번 총회를 통해 2019년의 각오를 새롭게 다졌습니다. 활발한 캠페인 활동을 통해 다시 한 번 ‘노란봉투법’의 필요를 상기하고, 시민들의 힘으로 박차고 오르겠습니다. 노동과 시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인문학 강좌와 연극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노란봉투법 모의법정 경연대회’를 통해 노동법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노동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는 미래 법조인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가장 가까이에서 손잡겠습니다. 가까이 있는 우리의 이웃으로, 우리 삶의 많을 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의 일원으로, ‘노동자’라는 이름의 제자리를 찾아주겠습니다.

   365일, 손잡고의 하루를 손잡아 주실 365명의 회원분들을 기다립니다. 함께 손잡고 걸어가겠습니다.

 

2019년 4월 30일

손잡고 상임대표 배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