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만해대상특별상 수상] 노란봉투캠페인 동참 시민여러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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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사상 실천선양회는 제18회 만해대상 특별상 수상자로 시민사회단체 ‘손잡고’ 노란봉투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을 선정했습니다. 만해대상특별상은 올해 처음 제정되었습니다. 만해대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희옥 동국대 총장은 "이번 만해대상은 시민단체 손잡고의 활동을 비롯해 십시일반 우리사회, 지구촌 곳곳의 어려운 이들을 위해 노력해온 이들에게 주목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상식을 주관한 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 ‘손잡고’의 노란봉투 캠페인은 국가의 법률적 판단을 거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으로 밀려난 약자들이 처지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많은 사람이 상호부조의 정신으로 연대의 손을 내밀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전통인 사회적 부조의 미덕을 살려내는 일이자 만해 사상의 21세기적 실천이라 생각된다. 해고노동자들의 실정법 위반 여부의 문제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기 위해 자발적 참여로 ‘노란 봉투’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이 격려와 응원을 받을 만한 이유이다."라고 노란봉투캠페인 동참시민들에게 특별상을 수여한 이유를 전했습니다.

12일 인제하늘내린센터에서 개최된 제18회 만해대상 시상식에는 노란봉투캠페인 동참 시민들을 대표해 고광헌 손잡고 공동대표가 참석했으며, 상패와 상금 5,000만원을 전달받았습니다. 고광헌 대표는 "4만 7천여명, 역대 만해대상 수상자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상을 받았다"며, "일제시대 만백성의 고난을 보듬은 만해 스님의 사상은 북극성처럼 지금도 우리의 갈길을 알려주고 있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열심히 활동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상금은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노란봉투캠페인 동참 시민여러분, 축하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아래 만해대상 심사위원회에서 보내온 제18회 만해대상 특별상 선정 이유서와 노란봉투캠페인 동참시민을 대표해 손잡고가 전한 '수상소감' 전문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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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만해대상 선정이유서

 

제18회 만해대상 특별상 수상자

손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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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잡고’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에게 부과된 47억 원을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눠 갚기 위해 자발적으로 동참한 시민 캠페인이다.

  올해 초 한 시사잡지에서 어떤 여성이 편지를 보냈다. 쌍용자동차와 경찰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노조가 47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는 기사를 보고 펜을 들었다는 내용이었다.

 “저희는 양가 부모님께 500만 원만 도움을 받은 채 사실상 맨주먹으로 2008년에 결혼했습니다.카드 할부로 혼수도 장만하고, 부끄럽게도 그 나이에 2천만 원밖에 모으지 못해 보증금 2천만 원에 월세 80만 원으로 신접살림을 시작했지요. 맞벌이를 하고 해외는커녕 국내 여행도 한 번 안 가는데도 부모 도움 없이 이 땅에서 생존이 가능한가를 늘 자문했답니다. 저의 본론은…… 해고노동자에게 47억 원을 손해 배상하라는 이 나라에서 셋째를 낳을 생각을 하니 갑갑해서 작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고 싶어서입니다. 47억 원……. 뭐 듣도 보도 못한 돈이라 여러 번 계산기를 두들겨봤더니 4만 7,000원씩 10만 명이면 되더라고요. 법원에 일시불로 내야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우선 이 돈 4만 7,000원부터 내주실 수 있나요? 나머지 9만 9,999명분은 제가 또 틈틈이 보내드리든가 다른 9만 9,999명이 있으시길 희망할 뿐입니다.”

 편지의 주인공 배춘환 씨는 “일하는 남편의 아내로서, 애 키우는 엄마로서,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자로서 보낸 돈”이라며 4만 7,000원을 봉투에 넣어 편지와 함께 보냈다. 그런데 이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 편지를 읽은 많은 이들이 4만 7,000원과 편지를 보내며 기부대열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2월엔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잡고”라는 이름으로 시민사회기구가 출범했다. 손해배상과 가압류로 생존을 위협받는 노동자와 가족들에 대한 지원모금도 시작됐다. ‘노란 봉투’프로젝트다. 2014년 4월 30일까지 4억 7천만 원을 모으는 게 목표였다.

 이때 제주도에 사는 가수 이효리 씨가 모금을 대행하는 아름다운재단 사무실로 편지를 보냈다. 그는 손글씨로 직접 쓴 편지에서 이렇게 적었다.

 “지난 몇 년간 해고노동자들의 힘겨운 싸움을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잘 해결되길 바랄 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제 뜻과 달리 해석되어 세간에 오르내리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학원비를 아껴 보낸 4만 7,000원, 해고노동자들이 선고받은 손해배상액 47억 원의 10만분의 1, 이렇게 10만 명이 모이면 그들과 그들의 가족을 살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한 여성의 편지가 너무나 선하고 순수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이 편지는 한 시사 주간지에 소개된 뒤 누리꾼(네티즌)들의 큰 반향을 얻었다. 그가 편지와 함께 보낸 봉투에는 4만 7,000원이 들어 있었다. 이효리 씨의 편지 이후 모금액은 순식간에 2억 원을 도파했고 2월 22일 현재 모금액은 3억 8,000여만 원, 목표액의 80%를 훌쩍 넘겼다. 이효리 씨는4만 7,000원이 아니라 100만 원, 혹은 1천만 원도 보낼 수 있을 터였지만 4만 7,000원을 보냈고 이 부담 없는 금액이 많은 이들의 동참을 불러왔다. 사회적 연대와 참여의 마중물이 된 것이다. 이어 노엄 촘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교수도 아름다운재단 사무실에 ‘노란 봉투 캠페인’ 기부금 47달러를 보내왔다. 영화감독 임순례 씨와 배우 김부선 씨, 만화가 강풀 씨와 주호민 씨, 프로레슬러 김남훈 씨 등 유명인의 동참도 이어졌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우주인 이소연 씨는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50달러를 보내왔다.

 시민들의 손길도 계속 이어졌다. 17개월 된 딸이 암으로 투병 중이라는 한 시민은 “아이가 완쾌해 살아갈 세상은 더 정의로웠으면 좋겠다”며 모금에 CA여했다. 한 6살 어린이는 자신의 전 재산인2,500원을 봉투에 담아 보냈다. 4만 7,000원어치 우표를 보낸 교도소 수감자도 있었다.

 이와 함께 60여 개 출판사의 모임인 ‘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인사회)’와 인터넷 서점 알라딘도 책을 구매할 때마다 독자와 출판사가 책값에서 470원씩, 모두 940원을 ‘노란 봉투’에 기부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10만 명이 4만 7,000원씩 모아 손배와 가압류에 대응하자는 ‘노란 봉투 캠페인’에는 2월 10일부터 111일간 진행된 1~3차 캠페인 기간 동안 시민 4만 7,222명이 참여해 14억 6,869만 원이 모였다(6월 17일 현재).

 ‘손잡고’의 노란 봉투 캠페인은 국가의 법률적 판단을 거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으로 밀려난 약자들이 처지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많은 사람이 상호부조의 정신으로 연대의 손을 내밀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전통인 사회적 부조의 미덕을 살려내는 일이자 만해 사상의 21세기적 실천이라 생각된다. 해고노동자들의 실정법 위반 여부의 문제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기 위해 자발적 참여로 ‘노란 봉투’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이 격려와 응원을 받을 만한 이유이다.

  

 

 

[수상소감] 구석진 곳 찾아가 더 열심히 손잡겠습니다

손잡고(노란 봉투 캠페인 동참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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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 봉투 캠페인 참여 시민을 대신하여 뜻깊은 상을 주신 데 대해 감사 인사드립니다. 아직 손배 가압류 문제가 진행 중이고 겨우 첫 시작을 했을 뿐인데 큰 상을 주신 것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격려와 지지의 뜻이라 생각합니다.

 세월호가 저 깊은 바닷속으로 잠긴 지 100여일이 지났습니다. 나라가 큰 슬픔에 잠겼을 때 우리는 그저 가슴을 치며 ‘미안합니다’에 머물 수는 없습니다. 차디찬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아이들의 손을 우리는 잡아주지 못했습니다. 손가락이 다 부러졌다는 그 절박한 손을 말입니다. 왜 재난은 꼭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을 더 자주 덮치는 것일까요? 가슴을 치며 ‘가만있지 않겠다’는 때늦은 다짐을 해봅니다만, 우리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요?

 2013년이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물음으로 저물었다면, 2014년 대한민국의 봄은 노란 봉투로 시작되었습니다. 아들 태권도 학원비를 아껴 쌍용자동차 앞으로 떨어진 손배액 47억의 십만 분의1인 4만 7천 원을 내놓은 주부 배춘환 씨의 제안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수 이효리 씨가 보내온 손편지와 4만 7천 원은 많은 시민이 참여하게 된 커다란 계기였습니다. 참여하는 시민 서로가 예상 밖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에 놀라며, 연일 모금 목표를 달성하는 기록을 내기도 했습니다.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시민 4만 7,547명이 노란 봉투에 미안한 마음을 담아 보내주셨습니다.

 역대 만해대상 중에서 아마도 가장 많은 사람이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마땅히 이 영광은 손을 내민 저희 시민들보다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은 손배가압류 피해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나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이 많다며 지원금 신청을 양보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물이 들어오기 직전 그 절박한 순간에 “내 것 입어.” 하고 구명조끼를 양보한 아이들처럼 말입니다. 이들이야말로 기울어진 한국사회의 복원력입니다. 전복 일보 직전, 위태위태한 한국사회의 무게중심은 밑바닥에서 의연함을 잃지 않은 바로 이분들, 그리고 이들의 손을 잡아준 시민들께로 내려와야 합니다.

 만해사상을 기리고 그 정신을 널리 알리는 데 애쓰시는 만해사상실천선양회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노란 봉투 캠페인에 참여한 저희는 만해 선사의 가르침대로 ‘최후의 일인까지,최후의 일각까지’ 구석진 곳으로 찾아가 더 열심히 손잡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노란봉투 참가시민을 대표하여 ‘손잡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