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5.08 한국일보] "파업 손배 고통 나눠요" 희망 여는 노란봉투

'손잡고' 캠페인 모금 어느덧 13억 훌쩍 넘어

16일까지 첫 신청받아 1인당 최고 490만원 지원

모금은 5월말까지 계속

파업에 동참했다가 손해배상소송과 가압류로 고통 받는 노조원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겠다며 번져나간 시민들의 '노란봉투 캠페인'이 실질적인 생계 지원을 시작한다. 쌍용자동차 조합원에 대한 파업 손배배상 금액 47억원을 10만명이 분담하자는 시민의 제안으로 시작된 노란봉투 물결은 지금까지 13억6,610여만원을 모금했다.

사회적 기구 '손배ㆍ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손잡고)의 석미화 활동가는 8일 "모금액의 90%를 손배∙가압류 피해자 개인 생계비와 의료비에 지원할 계획"이라며 "16일까지 신청을 받아 1인당 최대 490만원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긴급생계 지원 대상은 파업 및 노동쟁의로 인해 손배소 또는 가압류가 걸린 피해자로 소속 노동조합(단위노조가 없는 경우 관련 상급단체노조)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손잡고 홈페이지(www.sonjabgo.org)나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www.beautifulfund.org)에서 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 16일 자정까지 민주노총으로 접수하면 된다. 결과 발표는 다음달 11일, 지원금 집행은 다음달 16~30일이다.

2월 25일 발족한 손잡고와 시민단체 아름다운재단이 공동 진행한 모금운동 '노란봉투 캠페인'은 지난해 12월 주부 배춘환씨가 쌍용차 손배 액수 47억원의 10만분의 1인 4만 7,000원을 주간지 에 보내오면서 시작됐다. 파업으로 인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가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사측의 가압류가 잇따르면서 노동자들이 파업이 끝난 후에도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월급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일이 보도된 후 촉발된 시민운동이다.

여기에 올해 2월 가수 이효리씨가 "노동자 가족을 살리기 위해 학원비를 아껴 4만7,000원을 보냈다는 한 주부의 편지를 읽고 부끄러움을 느껴 동참하게 됐다"는 편지와 함께 4만7,000원을 후원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노란봉투' 의 모금 열기는 뜨거워졌다. 8일까지 십시일반으로 동참한 이들이 2만5,297명이다. 이들 중에는 미국의 석학 노암 촘스키(47달러)와 동유럽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40유로)도 포함돼 있다.

모금액의 10%는 토론회, 공청회, 플래시몹, 옴니버스영화, 동영상 제작, 시민법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손배ㆍ가압류의 현실을 알리는 데에 쓰인다. 노란봉투 캠페인은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 노란봉투 누리집(socialants.org)이나 계좌(하나은행 272-910017-02504 예금주 아름다운재단)를 통해 힘을 보탤 수 있다.

지원신청 및 모금 문의는 손잡고 홈페이지와 팩스 02-735-5810, 이메일 sonjabgo47@gmail.com로 하면 된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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