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17 민중의소리] 인권위 “쌍용차 노조에 대한 국가 손배소송, 정당성 결여돼”

인권위 “쌍용차 노조에 대한 국가 손배소송, 정당성 결여돼”

대법원 해당 사건 재판부에 의견 제출.. “노동자 노동3권 위축 없게 판결해야”

이소희 기자 lsh04@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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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손배대응모임,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가 3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손배소송 관련 국가인권위원회의 대법원 의견 제출을 요청하고 있다. 2019.04.03.

국가손배대응모임,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가 3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손배소송 관련 국가인권위원회의 대법원 의견 제출을 요청하고 있다. 2019.04.03.ⓒ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가 쌍용자동차 노조 등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해 "정당성이 상당히 결여됐다"며, "과도한 손해배상책임으로 노동자의 노동3권 행사가 위축되지 않게 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대법원에 제출했다.

17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국가의 부당한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다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은 인권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이에 따라 대법원에 계류 중인 쌍용자동차 노조 등에 대한 국가 손해배상청구 소송사건에 대해 의견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대법원 담당 재판부에 "이 사건 피고들의 행위에 대해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 성립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과실상계 법리의 폭넓은 적용, 공동불법행위 법리의 엄격한 적용을 통하여 노동자의 노동3권 행사가 위축되지 않도록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지난 4월, 쌍용차 노조 및 다수의 시민·NGO 단체로 구성된 '국가 손해배상 청구 대응 모임'은 인권위에 '쌍용차 노조에 대한 국가 손배청구에 대해 인권적 관점에서 검토해 대법원에 의견을 제출해달라'는 민원을 제출한 바 있다.  

인권위는 해당 민원에 대해 지난달 11일 열린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한 후 의결해, 대법원에 의견 표명을 하기로 했다.  

인권위 측은 "쌍용차 점거파업 사건은 사건 종결 후 10년이 경과했음에도 최근까지 해고 노동자가 신변을 비관하며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사망자가 총 30명에 이른다, 당시 파업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부당·위법하게 공권력을 행사했음이 최근 진상조사에서 밝혀졌다"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다수의 노동자가 특별한 귀책사유 없이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면, 기본권 보호 의무가 있는 국가가 갈등조정자 역할을 할 '헌법상 의무'가 있다"라며, "당시 국가는 이런 의무를 해태해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경찰이 진압과정 당시 위법·부당한 강제진압을 해 쟁의행위에 참여한 노동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이 있음에도, 노동자를 대상으로 생존권을 위협하는 가압류가 수반된 거액의 손배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짚었다.

인권위는 "위와 같은 민사 손배청구 소송이 계속 증가하면, 이는 노동자 가족·공동체의 붕괴, 노조의 와해 및 축소, 노사 갈등 심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라며, "노조활동 전반에 대한 사전 통제 및 억제 작용으로 노동3권 보장을 후퇴케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쌍용차 노조 등에 대한 국가 손배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된 상태다. 2013년 1심에선 14억1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고, 이후 2016년 2심에선 11억676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났다. 판결 금액에 지연이자까지 합치면 손해배상 금액은 약 2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전해졌다.  

지난 8월 경찰청 인권침해진상조사위원회는, 쌍용차 사태에서 경찰의 일부 진압 과정 등이 불법 부당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경찰의 손배소송 철회 등을 권고했지만, 경찰은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라며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