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3월 노동현장

 쌍용자동차지부 : 국가손배가압류 당사자 간담회 

3월 5일, 손잡고가 참여한 경찰청 국가손배대응모임에서는 경찰청 관계자와 재면담을 실시했습니다.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 권고 이행방안에 대해 3월 말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답변을 주길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습니다.

3월 24일, 손잡고는 그간 국가기관 면담 과정과 재판 경과를 두고 쌍용자동차 국가손배가압류 당사자들과 함께 처음으로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오랜만에 한자리 모인 조합원들이 서로 반갑게 악수하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 무거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당사자들은 최근 국가폭력 피해자로 인정받았음에도, 다른 한편으로 경찰이 손배가압류 재판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함께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굳건히 국가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는데 힘을 모으기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여러분도 계속 관심을 놓지 말고, 손을 잡아주세요!

 

 유성기업지회 : 노조파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중요한 이유 

2011년에 벌어진 유성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시나리오 기억하시나요. 8년이 지났음에도,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지난 3월 21일 창조컨설팅 심종두, 김주목 씨에 대한 2심 선고가 열렸습니다. 2심재판부는 유죄판결이 난 1심 선고를 인정했습니다.

최근에는 검찰이 유성기업 유시영회장을 배임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각종 소송 등 비용에 회삿돈을 사용한 혐의입니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15억원을 횡령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3월 12일, 배임관련 재판이 열렸습니다. 노동시민사회가 유성기업지회와 함께 유시영 회장 구속촉구 기자회견을 천안지방법원 앞에서 진행했습니다.

노조파괴는 그 자체로 부당노동행위입니다. 유시영 회장은 제작년에도 부당노동행위가 대법에서 인정되어 실형을 살았고, 작년에 만기출소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유성기업은 각종 보도자료를 통해 법원 판결마저 부정하는 주장을 내놓고, 자신들의 주장과 반하는 기사를 쓴 기자들을 언론중재위에 줄줄이 제소하고 있습니다. 인권위 권고안마저 부정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노조파괴를 멈추는 길은 제대로된 처벌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제대로된 처벌없이 솜방망이 처벌을 할 경우, 가해자는 절대 가해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최근 유성기업 사건을 보며 되짚어봅니다.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유성기업지회 노동자들에게 힘을 실어주세요.

 

 KEC지회 : 노조파괴사업장에 국책사업 선정이라니 

3월 6일, KEC가 국책사업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KEC는 노조파괴시나리오에 따라 노조무력화시도를 벌인 일로 국회와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의 지적을 받은 사업장입니다. 현재 40여명의 조합원들에게 손해배상으로 임금압류를 집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서 잠깐! ‘국고가 지원되면 노동자들에게 좋은 것 아닌가?’ 의문이 들 수 있는데요. 국책사업으로 지원되는 부문을 외주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정부가 기업과 상생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정부와 기업의 협업과정에서 노동자와의 상생이 배제된다면 노동자에게는 그자체로 위협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KEC가 국책사업으로 선정되는 동안, KEC의 부당노동행위나 노사상생에 대한 방안 등이 얼마나 고려되었는지 의문입니다. 외주화가 진행된다면 노동자들은 다시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함께 지켜보아야겠습니다.

한편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KEC지회는 차별반대와 노동자 권리를 위한 연대활동을 계속해나가고 있습니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노동자들을 응원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KEC는 6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일하지만 여성관리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30년 일한 여성이 신입사원과 똑같이 최저임금을 받습니다. 여성은 아무리 오래, 아무리 일 잘해도 절대 관리자가 될 수 있는 등급으로 승급할 수 없습니다. KEC지회는 조합원이 힘을 합쳐 남녀차별에 맞서 끈질기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여성의 날을 맞아 남성 조합원들은 응원메세지를 준비하고, 지회에서 초콜렛 꽃송이를 직접 만들어 나누었다고 합니다. 활동가도 노동현장간담회에서 KEC지회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 : 광주, 시민이 노동과 하나될 때! 

손잡고 활동을 시작하고 손배사업장 방문으로 전남지역을 방문한 건 처음입니다.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에 원청이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해, 지회를 찾았습니다.

손배소를 제기하자 정규직노조도, 시민사회도, 지역언론도, 광주시도 저마다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적어도 광주에서, 지역향토기업에 가까운 ‘금호타이어’가 비정규직인 청소미화노동자의 권리문제를 두고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지역사회 정서가 사측이 섣불리 문제를 심화시키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두고 보아야겠지만,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투쟁에서 지역사회의 움직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심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쪽이 누군지 지역사회 시민들이 인지하고 있을 때, 비정규직의 권리찾기에 정규직이 동료라는 인식을 가지고 함께 목소리를 낼 때, 정부가 약자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나설 때, 언론이 문제를 직시하고 단협을 무시하는 사측의 행태를 제대로 꼬집을 때, 회사가 눈앞의 이익을 위해 노사간 약속을 저버리고 노동자를 벼랑으로까지 치받는 행태를 돌아보고 바로잡을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부디 사안이 잘 해결되어 노사문제를 바라보는 국민과 정부의 노력이 갈등을 줄이고 개개인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걸 알리는 사례를 남겨주길 기대합니다. 노조가 굳건하니 가능성과 희망이 큽니다. 함께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