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스가 제기한 명예훼손 손배소 2심 기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2018년 1월 11일 오전11시, 서울고등법원 앞

주최 :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 하이디스지회, 손잡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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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노동3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손배청구 기각하라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은 국민의 기본권이다. 누구나 노동조합활동할 권리가 있으며, 노사관계에서 쟁의는 노동자 권리행사의 주요 수단이다. 또한 기자회견에서의 행위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며, 기자회견을 통해 주장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하는 노동3권과 표현의 자유인데, 권리행사의 주체가 노동자일 경우 유독 ‘불법’의 오명을 뒤집어쓰는 일이 발생한다.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형사처벌은 물론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손배가압류가 청구되어 생존까지 위협받는 현실이다. 심지어 기자회견에서의 의사표현행위마저 민형사상소송을 통해 가로막히고 있다.

 

2003년 배달호열사 이후 많은 노동열사들이 정리해고와 손배가압류의 고통을 알리며 산화했지만, 십수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노동자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는 노조파괴시나리오에 의해 노동탄압이 자본의 기획을 통해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파업 뿐 아니라 기자회견 발언, 피켓시위 문구, 소식지 내용 등 노동조합활동 전반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남발하고, 노동조합 탈퇴를 유도하기도 한다.

 

이같은 노동권 침해의 심각성에 국제사회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난 10월, 유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규약 위원회(이하 유엔사회권위원회)에서는 한국정부에 보낸 권고문에서 노동자에 대한 손배가압류 등 민형사상처벌에 대해 ‘쟁의에 참가한 노동자에 대한 보복조치’로 명시하고, ‘자제’와 ‘전면조사’를 권고했다.

 

하이디스지회의 손해배상 청구 사건은 악화일로를 걷는 우리사회 노동권의 현주소다. 특히 2015년의 ‘열사 기자회견’을 두고 제기한 하이디스의 명예훼손 손배소송은 국제사회가 지적한 노동자에 대한 ‘보복조치’이자 ‘괴롭히기 소송’에 부합한다.

    하이디스 대표이사 전인수는 재판에서 열사 기자회견과 이상목 지회장의 발언이 기사화된 것을 두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정작 기사를 낸 언론사와 기자에 대해서는 기사를 내리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항변도 하지 않았다. 오로지 이상목 지회장 한 사람만을 지목해 형사고발과 4억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손배소에서 1심 판결을 내린 서울남부지방법원의 판결은 노사관계의 특수성과 사측의 책임을 배재함으로써 균형을 잃었다. 1심 재판부는 지회장과 조합원들의 의견은 배제한 채 대표이사가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초점을 두고 사실관계를 판단했다. 정리해고를 두고 노사교섭 중이었다는 점, 조합원들이 노동절 휴무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등 민형사상소송 위협을 받던 상황이라는 점과 노조가 제시한 근거자료는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열사투쟁과 기자회견에서 모든 과정과 결정은 노동조합 활동의 결과다. 대표이사-노조지회장과의 3자회담을 뒤로 사라진 배재형 열사는 주검이 되어 발견되었고, ‘5/1 제가 다 했다’,‘책임을 느낀다’, ‘꼭 싸워서 이겨라’, ‘악질자본 없는 세상으로 간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겼다. 열사의 유서를 받든 노조가 죽음을 알리고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은 노동조합의 결정이다. 노조를 대표하는 지회장의 책임은 노조의 결정을 이행하는 것이다.

 

하이디스 노사관계가 악화된 책임은 사측에 있다. 하이디스는 일방적 정리해고를 하고도 교섭은 뒤로한 채 민형사상소송 위협을 앞세워 ‘희망퇴직’으로 정리해고 사태를 무마하려고 했다. 이같은 무리하고 비정상적인 사측의 태도가 1000일이 넘는 기간동안 노동자와 가족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사측은 또 다시 이를 무마하기 위해 명예를 운운하며‘민형사상소송’을 남발하고 있다. 하이디스와 전인수 대표이사의 명예는 교섭에 임하지 않은채 소송을 남발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그 자신이 훼손한 것이다.

 

하이디스에 요구한다. 이번 손배사건을 비롯해 노조에 제기한 26억원의 손배청구 소송과 30억원의 가압류 신청을 즉각 철회하라. 노사관계의 문제든 하이디스의 명예회복이든 ‘보복조치’로 남발한 소송을 통해서는 그 어떤 것도 해결할 수 없다. 진정 사태를 수습하고 명예를 되찾길 원한다면 즉각 노조와 교섭에 임해야 한다.

 

2심 재판부에 요청한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사법부의 구성원으로서 노동3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하이디스와 전인수 대표이사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기각하길 바란다. 재판부는 과도한 소송을 바로잡고 약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신중한 판결을 해야 한다. 국제사회의 거듭된 권고에 이제는 우리 사법부가 답할 차례다.

 

 

2018년 1월 11일

기자회견참석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