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구 교수가 제기한 명예훼손 손해배상청구의 소에 대한

손잡고 > 진상조사소위원회의 입장

 

< 손잡고 >는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고,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과 가압류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입니다. 그런 < 손잡고 >가 최근 한홍구 교수로부터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 소장을 받아야 했습니다. < 손잡고 >의 전(前) 운영위원으로서,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가해지는 손배·가압류의 문제점을 너무도 잘 아는 한홍구 교수가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홍구 교수가 소를 제기한 이유는, 2016년 7월 < 손잡고 > 진상조사소위원회가 작성한 < 손잡고 활동가 부당해고 사건 관련 인권ㆍ노동권 침해 진상조사 보고서 >(이하 ‘보고서’)가 사실 관계를 왜곡해 한홍구 교수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소위원회 위원인 박래군, 박병우, 윤지영이 위자료 명목으로 손해배상금 3천만 원을 지급하고, 판결문을 < 손잡고 >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 손잡고 > 진상조사소위원회는 간략하게 입장을 밝힙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평화박물관으로부터 < 손잡고 >의 독립성을 주장한 활동가에 대한 노동권ㆍ인권 침해 관련 사안입니다. 그리고 둘째, < 손잡고 >의 CMS 회비를 관리했던 평화박물관이 < 손잡고 > 회원들이 낸 회비를 < 손잡고 >에 이관하지 않아 발생한 사안입니다.

 

    2015년 10월 한홍구 교수를 비롯하여 1기 운영위원 전원이 사직을 결정함에 따라 < 손잡고 >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졌습니다. 이런 혼란 상황에서도 < 손잡고 >의 활동은 하루도 쉬지 않았습니다. 해고 통지서를 받고도 책임감으로 활동을 이어 간 활동가와, 1기 운영위원 사직 직후 < 손잡고 > 임시 대표 역할을 맡았던 이수호 전 대표 등의 활동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이는 노조 파괴와 손배·가압류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고 지지하는 활동에 대한 진정성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이후 2016년 4월 창립총회에서 배춘환 신임 대표 및 2기 운영위원들이 선출되면서 < 손잡고 >는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평화박물관으로부터 이관 받지 못한 회비가 남아 있었고, 아직 해결되지 않는 제반 문제를 푸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이에 창립총회는 < 진상조사소위원회 >를 구성하여 1기 운영위 체계에서 발생했던 제반 문제를 확인하여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도록 하고 < 미회수된 CMS 회원 회비와 유용 회비 > 회수를 결의했습니다. < 손잡고 > 2기 운영위원회는 총회 결정에 따라 박래군, 박병우, 윤지영 운영위원을 진상조사위원으로 선정, 관련 진상조사와 함께 미회수 CMS 회비를 회수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진상조사소위원회는 활동가와 1기 운영위원진 면담 및 각종 자료 검토 등 사실 관계 확인을 통해 2016년 7월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이관 받지 못한 회비와 평화박물관이 유용한 < 손잡고 > 회비를 회수하기 위해 한홍구 교수와 면담하였습니다. 또한 이 상황을 안타까워하던 여러 인사들이 중재에 나서는 등 노력도 있었지만 허사로 돌아갔습니다. 이는 한홍구 교수가 자신의 잘못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은 채 자신의 자의적인 주장만을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결국 < 손잡고 > 운영위원회는 2017년 2월 평화박물관을 상대로 회비 및 회비 유용금 지급 명령을 신청했으나 평화박물관의 이의 제기로 지급명령신청이 회비 반환 소송으로 전환되어, 결국 2017년 9월 ‘평화박물관은 < 손잡고 >에 회비와 유용 금액 전액과 이자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법원조차 한홍구 교수의 주장이 억지임을 인정한 것입니다. 그러나 한홍구 교수는 올해 8월 진상조사위원 박래군, 박병우, 윤지영 등 3인에게 손해배상 3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여기까지가 간략한 그간의 경과입니다.

 

    < 손잡고 > 진상조사소위원회는 이 사건의 본질이 복잡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홍구 교수는 “(1) 손잡고의 활동가에게 평화박물관의 업무 및 한홍구 개인의 업무를 부당하게 지시했고, (2) 손잡고의 재정을 부정한 방식으로 운영하였으며, (3) 손잡고의 활동가를 부당해고하였다”는 보고서의 내용이 거짓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1) 손잡고는 비영리단체로서 독립된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손잡고의 활동이 평화박물관의 사업들 중 하나인 것처럼 아직까지도 평화박물관의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평화박물관이 아닌 손잡고 활동가로 채용됐던 활동가는 해고통지서를 받기 전까지 평화박물관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손잡고 업무 외 한홍구 교수와 당시 평화박물관 사무처장의 부당한 지시에 의해 평화박물관의 업무를 처리하였습니다. 동시에 손잡고 활동가는 한홍구 교수의 요청으로 한홍구 교수의 사적 모임에 대신 참석하는 등 업무와 무관한 사적인 일에 동원되기도 했습니다. < 손잡고 > 진상조사소위원회는 관련 증거들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객관적인 증거들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한 것입니다. (2) 손잡고의 재정을 부정한 방식으로 운영한 점에 관해서도 통장에 그 증거가 남아 있습니다. 손잡고의 CMS 회비를 평화박물관이 주관한 ‘케테콜비츠 전’에 썼다는 것이 통장 기록으로 남은 것입니다. 그래서 법원 역시도 평화박물관이 유용한 손잡고의 회비를 손잡고에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3) 해고 직후 활동가는 부당해고를 알리는 메일을 운영위원들에게 발송하였고, 상신브레이크지회, 쌍용차지부, 스타케미칼해복투, 유성기업지회, KEC지회, 철도노조, MBC본부,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등이 공동명의로 활동가의 조속한 업무 복귀를 요청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부당한 사건은 평화박물관은 손잡고 활동가에게 일방적인 계약종료 예고 통지서, 즉 해고통지서를 발송한 일이었습니다. 이 역시도 모두 증거가 남아 있습니다.

 

    관련해 하나만 더 언급하고자 합니다. 지난 11월 17일 CMS 회비 패소 이후 평화박물관이 보낸 항소이유서에 활동가를 ‘무상 제공’한 것이 아니라 ‘유상 제공’ 했다며 ‘근로자 파견의 법률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주장은 그 동안 한홍구 교수가 손잡고 활동가를 비롯해 평화박물관에 근무했던 활동가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이 내용은 한홍구 교수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활동가를 언제든지 파견노동자로 간주해 부당한 업무 지시는 물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해고시킬 수 있는 존재로 취급해 왔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주장입니다. 관련 소송 당사자인 저희조차 이런 어이없는 내용의 항소이유서를 보고 스스로를 ‘한국사회의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역사학자, 사회학자’로 자처하는 분의 이 같은 의식 수준에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시민사회단체의 운영 책임을 맡는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라면 재정 운영이나 조직 운영에 있어 실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체 운영을 책임지는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자신이 혹시라도 위계에 의한 부당한 언행이나 지시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성찰해야 합니다. 한홍구 교수는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이고 주위의 수많은 분들의 권유를 수용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단체 성원 가운데 누군가 재정이나 조직 운영에 정당한 문제를 제기하면 그 때를 ‘골든타임’이라 여기고 내부 성찰을 통해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물론 이 입장문을 내는 저희조차도 이 사안을 계기로 늘 칼날 위에 서있는 심정으로 주변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손배 소송을 제기한 한홍구 교수는 손배소를 취하하고, 회비반환 소송 항소를 취하하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홍구 교수과 평화박물관은 더욱 큰 불행을 맞게 될 것입니다. 자신만이 옳다는 독단과 독선에서 벗어나 문제 해결을 위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17년 11월 23일

< 손잡고 > 진상조사소위원회 위원 박래군, 박병우, 윤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