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비정규직 연대자에 대한 20억 손해배상판결 대법원 상고 기자회견

–  상고비용 긴급모금 결과 및 대규모 변호인단 구성 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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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4일 부산고등법원(2013나9475)은 2010년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요구 파업을 지원한 4명의 노동자에게 20억 원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항소심 판결을 내렸다. 이들은 1500만원이 넘는 상고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상고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판결문은 최소한의 균형감각마저 잃었다. “회사의 불법에 저항하고, 기본권을 요구하려면 수백억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회사의 논리에 손을 들어준 잔인한 판결문. 노동자들이 기껏 할 수 있는 일은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압류에 대비해 본인 명의의 재산을 포기하는 것, 일상적인 금융생활을 포기하는 것 밖에 없었다.

 

이번 판결은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이들에게 재갈을 물린 반인권・반헌법 사건이다. 첫째 이번 판결을 통해 재벌대기업이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들의 단체행동에 재갈을 물렸다. 둘째, 법원은 손해배상의 대상을 노조 지도부가 아닌 일반 조합원과 연대자까지 확대했다, 셋째,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업무방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넘어 업무방해를 방조했다는 죄목까지 씌웠다.

 

한 쪽에서는 대통령이 노조조직률 재고와 노동3권 보장을 말하고, 국제노동기구(ILO)는 10여 차례에 걸쳐 업무방해죄에 대한 폐지나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재벌과 재판부는 여전히 노동3권을 압살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파업에 대해 업무방해를 적용해 처벌하는 유일한 나라. 노동후진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 바로 이번 20억 손배 사건이다.

 

사건이 언론에 제보된 후, 많은 시민들이 따뜻한 연대를 보내왔다. 이에 법률가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차별적인 업무방해 적용과 손해배상, 업무방해 방조죄 적용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논의하고, 대법원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대규모 변호인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나아가 국회에서 잘못된 법을 바로잡도록 요구할 것이다. 많은 투쟁사업장에서 손해배상과 압류가 노동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노동자들이 보장받아야 할 노동3권이 돈에 의해 질식당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17.9.11.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