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가압류 해결 사회적기구 ‘손잡고’ 출범 논의…“노동자 영혼 가두는 치명적 악법, 노동법 바로 세워야”

노동조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및 가압류를 공론화하기 위한 사회적기구 ‘손잡고’가 24일 첫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시민사회단체가 노동계와 함께 손잡고 2016년 총선에서 손배가압류 문제를 공론화시켜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24일 저녁 서울 종로구 평화박물관에 학계, 노동계, 정치계 등 여러 분야를 대표하는 20여명이 모여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손잡고) 첫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지난해 쌍용차 노조에 47억 원의 손배 판결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교수는 “시민 대다수가 노동자이지만, 지난 20년간 시민사회라는 말에는 사실 노동계가 배제됐다. 그 결과 시민사회는 손배가압류 문제에 손을 놓고 있었고 많은 분이 죽어갔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안서에서 “시민사회와 노동운동이 손잡고 다시 만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노동과 시민이 만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후퇴한다”고 썼다.

손잡고는 언론, 법조, 입법기관, 정부, 시민사회, 종교 등 사회 각 영역에서 손배가압류 문제에 대한 대책과 대응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 교수는 이날 참가한 기자들에 “여기 오신 언론들도 ‘손잡고’와 취재원 관계가 아니라 함께 손배가압류 문제를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한국은 노동법이 없다. 그래서 업무방해, 손배가압류는 민법이나 형법으로 간다. 법을 바꿔야 하는데 형법이나 민법을 바꾸는 게 만만치 않은 문제”라며 “2016년 총선 공동공약에 들어가게 하는 등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남은 700일 동안 국회 앞에서 매일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손배가압류에 시달리고 있는 노동자들도 이 날 회의에서 상황을 공유했다.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은 “손배가압류는 금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올가미에 가둬버리는 치명적인 악법”이라며 “손잡고가 우리사회가 같이 어울려 살기 위해 가장 기초적인 질서를 바로잡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최상하 현대차비정규지회 조합원은 “조합원들에게 20억, 90억의 손배판결이 내려진 상태다. 조합원들 중에는 월급통장이 이미 가압류된 사람도 있다”며 “재판비용과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공장에서 1만원에 양말을 팔고 있다. 내일 있을 희망버스에서는 텀블러도 팔 예정이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유명자 재능교육지부 전 지부장은 “15년째 손배가압류에 시달리고 있다”며 “손배가압류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가처분 신청도 문제다. 재능교육 사옥 100미터 이내에서 ‘재능교육 각성하라’는 피켓만 들고 있어도 100만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손잡고’는 초기제안자 100인을 시작으로 다음 달 초 기구를 출범시키고, 손배가압류와 업무방해죄 당사자들 증언대회, 모금 활동, 피해자들 지원, 관련 법제도 개선 등의 활동을 계획중이다. 이날 첫 회의에는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장,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권영국 민변 노동위 변호사, 조국 서울대 교수, 이선옥 작가, 전순옥 민주당 의원 등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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